치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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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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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1

국화꽃향기 0 908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눈물이 말라 빛이 된다는 것을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치매 1

                정 군 수


단풍 물든 산길을 가다가
길을 잃어버리고 혼자서 가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름을 물어보아도 아무 말 없이
단풍이 내리는 산길을
맨발로 가고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가 강물을 만났습니다
강물은 제 갈 길만 가고 있는데
강물 밖으로 던져진 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쳐도
강보에 쌓여
행복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먼 훗날 나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는 겨울 꽃밭 속에서 노래부르며
흰나비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불러도 돌아올 줄 모르고
겨울 나비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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