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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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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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국화꽃향기 0 825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눈물이 말라 빛이 된다는 것을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항아리
                         
              정 군 수


항아리는 울지 않는다
달이 뜨면
제 안에 쌓이는 달빛이 사치스러워서
항아리는 울지 않는다

항아리는 노래하지 않는다
비가 오면
제 안에서 울리는 빗소리가 싫어서
항아리는 노래하지 않는다

항아리는 깨어질 때 비로소 큰 소리로 운다
시퍼런 달빛을 입에 물고
한번도 울어보지 못한 울음을
하늘을 보고 소처럼 운다

항아리는 넘칠 때 비로소 죽음을 노래한다
제 안에 가득찬 슬픔을 흘려보내며
울림 없는 소리를
풀잎처럼 엎디어 노래한다

농민들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대모를 하다가
닭장차에 실려
경찰서로 끌려가고 난 그 뒷자리에는
깨어진 항아리의 사금파리들이
차바퀴 아래서 또 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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