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이 보이고 기차소리가 들리는 러브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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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이 보이고 기차소리가 들리는 러브호텔

국화꽃향기 0 1116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눈물이 말라 빛이 된다는 것을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보리밭이 보이고 기차소리가 들리는 러브호텔

                          정 군 수


기차소리는 밤새 달아난다
내 이마를 딛고 내려와
침대를 흔들어 놓고 또 어둠으로 사라진다
그녀는 우주정거장을 지나
은하철도를 건너오는 소리라 했다
나는 용산역을 지나 전라선을 달리는 소리라 했다
꿈속을 빠져 나와 그녀의 젖무덤 사이를
기차는 달아난다
별이 떨어진다
우주정거장에서 떨어진 별은 
유리보석의 성으로 들어가고
용산역에서 날아온 별은 별똥별이 되어
나의 초가지붕위를 날아간다
그녀의 담배연기를 뿜으며
보리밭 사이를 지나
오막살이로 가는 어린 나의 기차여
하늘 높아 종달새소리 푸르던 보리밭
엎딘 밭고랑 어디쯤 내 노래는 남았을까
그녀를 손짓하는 은하철도정거장에서
나는 길을 잊는다
러브호텔 지붕에 새로 태어난 아기별들이
보리밭사이를 건너오는 시간
나의 기차는 실핏줄을 타고 그녀의 강으로 가고
문이 많은 보석의 성을 찾아
그녀의 기차는 우주를 떠난다
은하의 안개가 쌓이는 아침
보리밭에 내려온 아기별을 찾아 
나는 러브호텔 정거장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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