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터미널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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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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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버스터미널 감나무

국화꽃향기 0 887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눈물이 말라 빛이 된다는 것을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시외버스터미널 감나무

                      정 군 수


차바퀴소리와 매연냄새로
손바닥만한 너의 뜰에 꽃을 달았다
부지런한 청소부가 쓸고 간 아침
아스팔트에 떨어진 너의 꿈이
지순해서 슬프다 
도시의 태양과 바람이
네 가지를 비틀고 쥐어짜도
너는 또 네 열매를 키워가겠지
떫은 네 이마에 단맛이 스미기도 전에
도시인들의 손이 앗아갔어도
가을이면 곱게 단풍이 든다
겨울이면 소리 없이 잠을 잔다
그리고 더디 오는 봄을 기다리다
고향의 꽃을 피우고
시외로 나가는 버스에
도시의 꿈을 실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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