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머리고개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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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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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고개에는

국화꽃향기 0 875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눈물이 말라 빛이 된다는 것을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용머리고개에는

                        정 군 수


백제 여인들이 전주천 시린 물을 퍼다가
싸움터에서 죽은
지아비의 피묻은 옷을 두들겨 패던 빨랫돌들이
이끼를 키우며 살고 있다.
백제 유민들의 때묻은 이부자리를 모아다가
새 솜으로 타주던 솜틀집이 살고있다
대나무장대에다 찢어진 깃발을 매달아 놓고
견훤성 불귀의 원혼을 불러들이는 
패망한 역사의 술사들이 살고있다
용머리고개에는
관군들의 대포와 머리를 쳐부수던
동학군들의 녹슨 곡갱이와 낫을 달궈
무지개 일렁이는 날을 놓아 
비석거리의 반골을 불러모으는
대장간 풀무쟁이가 살고있다
용머리 고개에는
깨어진 용마루 기왓장마다
퉤 퉤 침을 뱉으며
싯퍼런 욕을 노비문서처럼 뿌리고 다니는
욕쟁이 할머니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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