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맞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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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7 07:49
저자 : 서경원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가을 맞이
서경원
계절은 이미 여름의 강을 건넌 듯
제 빛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파르스름한 저녁 하늘에는
어느 새 가을이 뚝 뚝 흐르고
달아나려는 바람의 멱살 붙잡고
거칠게 창에 내동댕이치더니
곤한 듯 돌아눕는 어둠 등 뒤에서
바람은 머리통 감싸쥐고 울부짖는데
누구 하나 위로의 말 건네지 않는다
자지러질 듯 울던 매미 허기진 배 움켜쥐고
어둠 속으로 사그라지면
결실의 색동옷 입은 가을의 전령사
목청 높여 노래 부르며 깃발 들고 달려오겠네
솔기 터진 가마니도 깁고 곳간도 쓸고
저녁 노을처럼 잘 익은 붉은 술도 빚어야지.
서경원
계절은 이미 여름의 강을 건넌 듯
제 빛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파르스름한 저녁 하늘에는
어느 새 가을이 뚝 뚝 흐르고
달아나려는 바람의 멱살 붙잡고
거칠게 창에 내동댕이치더니
곤한 듯 돌아눕는 어둠 등 뒤에서
바람은 머리통 감싸쥐고 울부짖는데
누구 하나 위로의 말 건네지 않는다
자지러질 듯 울던 매미 허기진 배 움켜쥐고
어둠 속으로 사그라지면
결실의 색동옷 입은 가을의 전령사
목청 높여 노래 부르며 깃발 들고 달려오겠네
솔기 터진 가마니도 깁고 곳간도 쓸고
저녁 노을처럼 잘 익은 붉은 술도 빚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