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것들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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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8 12:52
저자 : 김준철
시집명 : 꽃의 깃털은 눈이 부시다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모아드림
가벼운 것들은
김준철
나의 밤은
도굴 당한지 오래다
파여진 무덤처럼
뚫려있는 유일한 밤의 통로에서
그들은 자신의 깃털을 뽑고 있었다
깃털이 지닌 무게가
땅으로 떨어지듯
그 밤, 사생아처럼
새벽은 은밀히 세상에 버려졌다
비어있는 무덤에 채워지는
흙더미의 넉넉함으로
버려진 것들을 길러내는 것은
어둠이었다
오래도록 깨어나지 않게
잠재우는 침묵이었다
깃털을 다 뽑아버린 이들은
더이상 날지 못하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어있는 그들의 땅이 메워지기 시작한다
김준철
나의 밤은
도굴 당한지 오래다
파여진 무덤처럼
뚫려있는 유일한 밤의 통로에서
그들은 자신의 깃털을 뽑고 있었다
깃털이 지닌 무게가
땅으로 떨어지듯
그 밤, 사생아처럼
새벽은 은밀히 세상에 버려졌다
비어있는 무덤에 채워지는
흙더미의 넉넉함으로
버려진 것들을 길러내는 것은
어둠이었다
오래도록 깨어나지 않게
잠재우는 침묵이었다
깃털을 다 뽑아버린 이들은
더이상 날지 못하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어있는 그들의 땅이 메워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