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가져야 한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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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8 12:56
저자 : 김준철
시집명 : 꽃의 깃털은 눈이 부시다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모아드림
창문을 가져야 한다
김준철
어둠은
창문들을 허공으로 떠올린다
밤은 죽은 자들의 수면
창문 하나 없는 무덤들은
떠오르지 못한 채
지상에 웅크리고
둥그런 호흡을 한다
허공에서 잠든 이들과
땅 밑에서 잠든 이들의 공백은
두터운 검은 솜으로 봉인되고
선잠에서 깨어난 아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도시에 생겨나는
새로운 무덤,
웅크린 도시를 덮는 하늘이 와 있다
무덤에서
일어서려는 자,
창문을 가져야 한다
김준철
어둠은
창문들을 허공으로 떠올린다
밤은 죽은 자들의 수면
창문 하나 없는 무덤들은
떠오르지 못한 채
지상에 웅크리고
둥그런 호흡을 한다
허공에서 잠든 이들과
땅 밑에서 잠든 이들의 공백은
두터운 검은 솜으로 봉인되고
선잠에서 깨어난 아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도시에 생겨나는
새로운 무덤,
웅크린 도시를 덮는 하늘이 와 있다
무덤에서
일어서려는 자,
창문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