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輓歌)
hanw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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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3 11:25
저자 : 심훈-
시집명 : 그날이 오면
출판(발표)연도 : 1949
출판사 : 한성도서
궂은 비 줄줄이 내리는 황혼의 거리를
우리들은 동지의 관을 메고 나간다.
수의(壽衣)도 명정(銘旌)도 세우지 못하고
수의조차 못 입힌 시체를 어깨에 얹고
엊그제 떠메어 내오던 옥문(獄門)을 지나
철벅철벅 말 없이 무학재를 넘는다.
비는 퍼붓듯 쏟아지고 날은 더욱 저물어
가등(街燈)은 귀화(鬼火)같이 껌벅이는데
동지들은 옷을 벗어 관 위에 덮는다.
평생을 헐벗던 알몸이 추울상 싶어
얇다란 널조각에 비가 새들지나 않을까 하여
단거리 옷을 벗어 겹겹이 덮어 준다.
(* 이하 6행 삭제 )
동지들은 여전히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인채 저벅저벅 걸어간다.
친척도 애인도 따르는 이 없어도
저승길까지 지긋지긋 미행이 붙어서
조가(弔歌)도 부르지 못하는 산 송장들은
관을 메고 철벅철벅 무학재를 넘는다.
<<*총독부 검열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
6행을 끝내 복원시키지 못하고 심훈은
1936년 3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들은 동지의 관을 메고 나간다.
수의(壽衣)도 명정(銘旌)도 세우지 못하고
수의조차 못 입힌 시체를 어깨에 얹고
엊그제 떠메어 내오던 옥문(獄門)을 지나
철벅철벅 말 없이 무학재를 넘는다.
비는 퍼붓듯 쏟아지고 날은 더욱 저물어
가등(街燈)은 귀화(鬼火)같이 껌벅이는데
동지들은 옷을 벗어 관 위에 덮는다.
평생을 헐벗던 알몸이 추울상 싶어
얇다란 널조각에 비가 새들지나 않을까 하여
단거리 옷을 벗어 겹겹이 덮어 준다.
(* 이하 6행 삭제 )
동지들은 여전히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인채 저벅저벅 걸어간다.
친척도 애인도 따르는 이 없어도
저승길까지 지긋지긋 미행이 붙어서
조가(弔歌)도 부르지 못하는 산 송장들은
관을 메고 철벅철벅 무학재를 넘는다.
<<*총독부 검열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
6행을 끝내 복원시키지 못하고 심훈은
1936년 3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