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변(爐邊)의 애가 - 오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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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爐邊)의 애가 - 오일도

관리자 0 4685
저자 : 오일도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밤새껏 저 바람 하늘에 높으니
뒷산에 우수수 감나무 잎 하나도 안 남았겠다.

계절이 조락(凋落), 잎잎마다 새빨간 정열의
피를 마을 아이 다 모여서 무난히 밟겠구나.

시간조차 약속할 수 없는 오오 다의 파종(破種)아
울적의 야공을 이대로 묵수(默守)하려느냐?

구름 끝 열규(熱叫) 하던 기러기의 한줄기 울음도
멀리 사라졌다. 푸른 나라로 푸른 나라로-
고요한 노변에 홀로 눈 감으니
향수의 안개비 자욱히 앞을 적시네.

꿈속같이 아득한 옛날, 오 나의 사랑아
너의 유방(乳房)에서 추방된지 이미 오래라.

거친 비바람 먼 사막의 길을
숨가쁘게 허덕이며 내 심장은 찢어졌다.
가슴에 안은 칼 녹스는 그대로
오오 노방(路傍)의 죽음을 어이 함을 것이냐!

말없는 냉희(冷灰) 위에 질서없이 글자를 따라
모두 생각이 떳다---잠겼다---또----떴다----

----앞으로 흰눈이 펄펄 산야(山野)에 내리리라
----앞으로 해는 또 저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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