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서(1장) - 유치환
poemlove
0
11162
2002.08.13 13:35
저자 : 유치환
시집명 : 생명의 서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生命의 書(1章)
유 치 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亞?比亞)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이 불사신 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
오직 아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砂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유 치 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亞?比亞)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이 불사신 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
오직 아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砂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