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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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길

이인혁 0 1039
저자 : 이인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5년 4월     출판사 :
봄비 내리는 길

    이인혁


봄날 그리움이
촉촉이 젖은 길에는
사랑이 식지 않았나 보다.

화사한 봄꽃을 희롱하는
여우비의 웃음소리에

시집 못간 처녀들이
화들짝 놀라며
넓은 엉덩이 흔들며
급한 걸음으로 가는데

연인(戀人)들은
뭐가 그리 좋을까
재잘거리며, 웃으며 길을 간다.

저 사람들처럼 비를 맞으면
좋은 일이 일어날까
행복한 동행(同行)을 할 수 있을까

비를 맞으며
빈둥거리며 걷는 길,
사랑하는 이들과
멀리 떨어져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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