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연재 [일기]- 하산 -9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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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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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연재 [일기]- 하산 -9월 29일자

권경업 0 1337
저자 : 권경업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지리산 1,400고지,취밭목에 가면 자그만 통나무 오두막이 있습니다. 그 오두막은 산악인 민병태씨가 관리하는 등산대피소입니다. 저물녘이면 민씨는 오두막 처마 끝에 등불을 내어 겁니다. 어두운 산길 막막하게 내려올 등산객을 위한 배려이지요. 20년 가까운 세월을 하루 같이 인적 드문 산길의 외로운 등대로 서 있는 것입니다.
산에서의 조난 사고는 거의 하산길에서 일어납니다. 산길이나 인생길이나 내려오는 것이 훨씬 힘듭니다. 쉽게 오르기는 했지만 내려오지 못해 쩔쩔매는 이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봅니다. 좋은 산길 다 짓뭉개고 정상에 올라간 이들. 힘들게 백담사 쪽으로 내려와서,지금도 연희동에서 고생하는 분들이 그런 부류입니다. 그 어느 정상에도 대피소가 없다는 걸 그들만 몰랐던 것입니다.

등산의 본뜻은 잘 내려오는 데 있습니다. 오르기에 급급하다 보면 앞사람 엉덩이밖에 생각나지 않는 것이 등산입니다. 지금쯤 취밭목 부근은 단풍이 들 때입니다. 취밭목은 정상은 아니지만 정상급에 속한다는 걸 명심하고 다녀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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