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연재 [일기]- 목화꽃 무늬처럼, 마지막회 -10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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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연재 [일기]- 목화꽃 무늬처럼, 마지막회 -10월 13일자

권경업 0 1028
저자 : 권경업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취밭목은 벌써 가을이 끝나갑니다. 겨우살이 준비할 겨를도 없이 쑥밭재 너머에는 어느새 겨울이 다가와 기다립니다. 먼 산 마루에 하얗게 바람꽃이 일고 잎 지운 숲이 춥다고 징징대면 산은 함박눈을 쓸어와 하얗게 덮을 겁니다. 그러면 산토끼는 밤새워 한 땀 한 땀,목화꽃 무늬 박음질로 누비이불을 만들고 가겠지요.
자식들 남은 교육은 한창인데 꽃답던 몸매를 없는 살림과 바꾼 마누라는 사흘이 멀다 하고 병원 신세만 집니다. 세월의 빠름과 인생의 덧없음 때문인지 저녁마다 부쩍 소주 생각이 더 납니다. 젊어서도 제대로 아껴주지 못한 집사람의 초라한 등을 덮어줄 싸구려 이불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며칠 전 신문에서 읽은 기사입니다. 우리가 노인이 될 때쯤은 거의 양로원 신세를 질 것이랍니다. 골드,실버,브론즈 그리고 등외.

남은 시간 내가 고스란히 함박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첫눈이 오려면 아직 한참 멀었는데 하늘의 별은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목화꽃 무늬처럼 늙어가고 싶은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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