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강 앞에 서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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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강 앞에 서 있으면

가을 0 1115
저자 : 강지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평창강 앞에 서 있으면 

강 지산


침묵으로 흐르는 강물위로
하늘이 가만히 내려 앉아
한낮의 뙤약볕과 입맞춤을 한다.
바람이 물결의 파장을 타고
산을 향하여 달음질치니
숲은 한순간에 전쟁이라도 난 듯
허둥지둥 숨 가 뿐 요동을 친다.

하얀 메밀꽃 하나둘 피어
강물 위로 흐를 때
푸른 눈물 샘솟는 몇 푼의 가난으로 탄생되고
잎 새가 그늘을 만들 때
毒을 품은 검은 눈동자 허기진 마음에 꽂히고
하늘이 열릴 때
찌들어 버린 일상의 고단함이 고개를 내민다.

한때, 이상을 품었던 그대와 나는
늙을 때로 늙어버린 육신을 이끌고
허리가 휘어진 山川을 맴돌다
아주 작은 씨앗 하나를 발견하고
서로의 가슴에 희망의 징표로 심었다.

뙤약볕에 타 들어가던 여름의 메밀꽃들은
시름시름 저 혼자 앓다가
물결위에 떠있는 산 그림자에 도달하고서야
비로서, 사선의 경계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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