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가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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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가는 버스

가을 0 1153
저자 : 김혜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남창가는 버스

김혜경


어르신 장에 갔다 오십니껴
밭에 벌거지 때문에
약 사가지고 안오나
마이 늦었네예
아까제 이영감 만나 막걸리 한 사발하고
집에 가는 길 아이가

파장을 끝낸 아지매들
다라이 가득했던 채소들처럼
우르르 차에 오른다

아지매, 다 팔았능교
하모, 니는 어떻노
지도예, 다 팔았다 아닙니껴
앗따 오늘 햇볕 억쑤로
따갑제, 무시라
뭐라카노 이 빛도 못보고 간
사람도 있다아이가
맞재 맞재 그 순디이 아지매 이때쯤
함께 탔재이
그만해라 눈물 난대이

털털털
225번 버스는
남창을 향해 구시렁구시렁 달린다

<'02년 농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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