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낙화

관리자 3 11246
저자 : 조지훈     시집명 : 청록집
출판(발표)연도 : 1946     출판사 : 을유문화사
낙화

            조 지 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

촛불을 께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3 Comments
가을 2006.04.22 12:05  
시어 및 시상 전개
 
꽃이 ∼ 탓하랴: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탓할 수 없다
주렴: 구슬을 꿰어만든 발
성긴: 드문드문한. 듬성듬성한
귀촉도: 한(恨)의 상징
머언 산이 다가서다: 날이 밝아지니 먼 산이 가깝게 잘 보임
주렴 밖에 ∼ 다가서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시각적 표현(날이 밝아짐)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 슬픔 때문에
우련: 보일 듯 말 듯 은은하게.
하이얀 ∼ 붉어라: 하얀 창호지를 바른 미닫이가 은은하게 붉다
고운 마음: 꽃이 지는 것을 슬퍼하는 마음
저허하노니: 두려워하노니. 마음에 꺼려 하노니.
묻혀서 ∼ 싶어라: 고운 마음을 아는 이가 있을까 두려워하는 이유는, 꽃이 지는 것을 보고 울고 싶다고 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본다면 마음이 너무 여리다고 웃지 않을까 염려되어
가을 2006.04.22 12:06  
핵심 정리
 
▶ 감상의 초점

지는 꽃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서글픔을 차분하게 노래한 작품이다.

화자의 쓸쓸한 삶의 우수가 적막한 분위기, 전통적 율조를 바탕으로 절제된 언어 속에 압축되어 있다. 또한, 시의 진술이 비유 없이 묘사적 심상에 의지하고 있어 읽기에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다.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애상적, 감각적, 묘사적, 고전적, 관조적

▶ 어조 : 담담하고 나지막한 어조

▶ 특징 : 정형적 형태, 비유가 없는 묘사적 심상

▶ 시상 전개 : 시간의 흐름

▶ 구성 :

① 적막한 분위기―배경(제1-3연)

② 낙화의 아름다움(제4-6연)

③ 허망한 삶의 비애(제7-9연)

▶ 제재 : 낙화

▶ 주제 : 사라지는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삶의 비애. 낙화로 인한 고적감(孤寂感)
            사라지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한 슬픔
특징:
1. 시간적 시상 전개
2. 2행 4음보의 안정감 유지
지는 꽃에 대한 지극한 애착과 슬픔이 절제된 언어로 표현했다.
'노송에 기대어 솔바람 소리와 개울 소리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고 잇는 모습의 시인'(정한모의 평)이라고 하는 관조적 자세가 '촛불을 꺼야 하리'에 나타났다.
꽃을 통해서 자연 속에 은둔하는 선비의 자세를 볼 수 있으며 귀촉도는 서정적 자아의 슬픈 감정이 이입되었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자세, 지는 꽃의 아름다움에 동화, 지는 꽃을 통한 삶의 무상감 같은 것이 나타났다.
가을 2006.04.22 12:06  
이해와 감상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사라질 때에는 아쉽고, 쓸쓸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러한 사람의 일상적 감정이 시인에게는 늘 주요한 시적 주제가 되어 평범한 소재도 다채로운 목소리로 노래하게 된다.

김영랑의『모란이 핏기까지는』이 꽃의 떨어짐을 보면서 격정적인 슬픔을 노래한다면, 이 시는 그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입장을 취한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새벽이 가까운 밤의 적막한 분위기에 어울리게 나지막히 들려 온다.

제1-3연에서는 감정을 다스리면서 고요한 밤 분위기에 맞도록 꽃이 지는 현실을 거부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제4-6연은 촛불을 끄고 밤을 새워 꽃이 지는 아름다움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있다.

제7-9연은 묻혀 사는 이의 때묻지 않은 고운 마음을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으며, 오로지 아름다움과 늘 같이 하고픈 화자는 아침에 되면서 사라지는 아름다움에 대한 아쉬움, 삶의 덧없음에 깊은 비애를 느낀다.

이 시는 절제된 언어, 정형시에 가까울 정도로 정돈된 시행이 전체적인 시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세 마디와 네 마디 가락을 섞어 쓰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연시조 형태에 가깝게 느껴진다.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