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원(多富院)에서 - 조종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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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3 23:03
저자 : 조종현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한달 농성(籠城) 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피아 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고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 해 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미치지 못했거니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이 황폐한 풍경이
무엇 때문의 희생인가를.....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의 시체.
스스로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길 옆에 쓰러진 괴뢰군 전사.
일찌기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움지이던 생령(生靈)들이 이제
싸늘한 가을 바람에 오히려
간 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
진실로 운명의 말미암음이 없고
그것을 또한 믿을 수가 없다던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안식이 있느냐.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安住)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피아 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고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 해 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미치지 못했거니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이 황폐한 풍경이
무엇 때문의 희생인가를.....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의 시체.
스스로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길 옆에 쓰러진 괴뢰군 전사.
일찌기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움지이던 생령(生靈)들이 이제
싸늘한 가을 바람에 오히려
간 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
진실로 운명의 말미암음이 없고
그것을 또한 믿을 수가 없다던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안식이 있느냐.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安住)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