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원(多富院)에서 - 조종현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다부원(多富院)에서 - 조종현

관리자 0 4225
저자 : 조종현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한달 농성(籠城) 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피아 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고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 해 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미치지 못했거니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이 황폐한 풍경이
무엇 때문의 희생인가를.....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의 시체.

스스로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길 옆에 쓰러진 괴뢰군 전사.

일찌기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움지이던 생령(生靈)들이 이제
싸늘한 가을 바람에 오히려
간 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

진실로 운명의 말미암음이 없고
그것을 또한 믿을 수가 없다던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안식이 있느냐.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安住)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