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
푸른 벽 / 박일
벽면을 가득 채운 담쟁이 그 흡착의 비밀을 알 수 없었
다. 한 치의 틈도 없이 저렇게 완벽하게 덮을 수 있다니, 잎
새 지던 가을에야 깊은 내막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진액
까지 뽑고 또 뽑아 올려 발톱으로 몸을 삼았던 한 여자의
일생,
오남매를 위해
팔월의 갯바닥이며 황토밭을 기어 다녔던 어머니
닳은 무릎에
마디마디에 바람이 들었다
검고 푸른 이파리 같던 머릿결
뚝뚝 진다
잎 진 자리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는, 담쟁이가 감싸준 푸른 벽이었다.
박일
전남 해남 출생
2006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등단
시마을 동인
전북작가회의 회원
한국 난 영농조합법인 사무총장
시집 《난》 현대시 시인선 106호
벽면을 가득 채운 담쟁이 그 흡착의 비밀을 알 수 없었
다. 한 치의 틈도 없이 저렇게 완벽하게 덮을 수 있다니, 잎
새 지던 가을에야 깊은 내막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진액
까지 뽑고 또 뽑아 올려 발톱으로 몸을 삼았던 한 여자의
일생,
오남매를 위해
팔월의 갯바닥이며 황토밭을 기어 다녔던 어머니
닳은 무릎에
마디마디에 바람이 들었다
검고 푸른 이파리 같던 머릿결
뚝뚝 진다
잎 진 자리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는, 담쟁이가 감싸준 푸른 벽이었다.
박일
전남 해남 출생
2006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등단
시마을 동인
전북작가회의 회원
한국 난 영농조합법인 사무총장
시집 《난》 현대시 시인선 1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