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 김 참
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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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19 22:50
지난여름
김참
천둥치는 날들이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슬레이
트 지붕에서 빗방울이 끝없이 떨어져내렸다. 나무들은
흠뻑 젖었고 비 맞은 비둘기들이 곡선을 그리며 날아
갔다. 거실 피아노의 하얀 건반이 저절로 움직였다. 내
귓속으로 음악이 흘러들어왔다. 생선 뼈다귀를 문 검
은 고양이들은 지붕과 지붕을 뛰어다녔다. 시계탑에서
열한시의 검은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비에 젖은 청년
이 공원을 향해 힘껏 뛰었다. 나는 방에 드러누워 책을
읽었다. 천둥치는 날들이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나무들이 흠뻑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