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

홈 > 시 사랑 > 추천시
추천시
 
여러분의 애송시로 꾸미는 공간입니다.

로또복권

박얼서 0 3042
로또복권
                                                          박얼서 / 詩
주저 앉거나 서 있는 것들
땅위에 마냥 푸르다

지난 밤 폭설을 만났을 때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도록
온통 다 지워졌었던 길
그 하얀 평원 위로
황금돼지 끝없이 줄지어 갔다
길몽이었다

왕성하게 푸르른 날
여기 이 지점에서
행운의 로또 한 장 고른다

추첨 막 끝내자마자,

기억을 묻어버린 숫자들
만선의 꿈을 저버린 채
일주일의 굵고 짧은 생애를 접고
휴지통에 던져졌다

세상은 아직도
짙푸른 희망들로 넘쳐난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