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최범영

홈 > 시 사랑 > 추천시
추천시
 
여러분의 애송시로 꾸미는 공간입니다.

산-최범영

정아지 0 2284
사람들은 산을
스치고 에워 가곤
산을 보았다 한다

진달래 철쭉 잔가지에 훌치고
또 땀 밴 고뇌를 짊어지고
골짜기에서 능선
능선에서 골짜기를 헤매도
산은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거진 수풀 속
눈물단지를 인 채
늘어진 어깨를 부추기고
한 짐인 다리를 질질 끌고 산을 내려와

산이 흘린 땀을
갈잎에 싸 마시면
땀 밴 눈썹사이로 산은
제 모습을 살포시 보여준다

그렇게 또 그렇게
돌아오는 길은 늘 흰눈이 내렸다

벗님이여
오늘 내가 보자 할 때
다음에 만나자 하지 말게
내일은 또 낯모르는 산이 날 기다린다네

0 Comments
제목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