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모니데스 <고대 그리스 서정시선>중에서

아들아, 천둥번개의 신 제우스는 모든 것을 다스리는 힘을 가지고
그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처리한단다.
우리 인간은 제우스가 어떻게 그의 운명을 채워 갈지 모르는 채
하루하루를 가축처럼 살아가고 있단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루지 못할 꿈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먹고 살아간단다.
사람들은 하루하루 다가올 날을 손꼽고
어서 새해가 오기를 기다린단다.
우리 인간은 아무리 파멸해도 많은 행운과 재물로 부유해져서
장차 고향에 돌아갈 희망을 가지고 있단다.
그러나 인간이 이 목표를 이루기 전에 바라지 않는 늙음이 먼저 그를 붙잡고
고통스런 질병이 그를 쇠진시킨단다.
어떤 이들은 전쟁에서 죽어 어두운 땅 밑에 묻히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바다를 가로질러 오는 태풍에 난파되어 
끝없이 밀려오는 짠 파도 아래 익사하기도 한다.
그들은 더 이상 땅 위에서의 삶을 누릴 수 없단다.
또 어떤 이들은 비참한 운명을 스스로 포기하고 목에 올가미를 매어
태양빛을 영영 떠나는 길을 선택한단다.
누구라도 나쁜 일로부터 벗어나 있지 못하단다.
수많은 위험과 예기치 않은 재난과 고통이 인간을 엄습한단다.
그러니 너도 내 말을 명심하여, 훗날 불행에 빠지지 않게 하고
슬픔 일에 마음이 묶여 괴로운 나날을 보내지 않도록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