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김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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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김석규

구름산방 2 3556
달맞이꽃---김석규     


푸성귀 다발 이고 장에 간 어머니 마중 간다.
 
해가 지고 달이 뜨면 더 서러운 길

목숨 얽히고설킨 한의 실꾸리 풀어 태어났다

바람에 서쪽으로 서쪽으로 떠밀려가는 초승달

어둠을 살랑살랑 부채질하며 나서는 하얀 모래밭 길
 
어느 마을로 가는지 도란거리며 떠나는 풀벌레 소리

이슬 젖은 풀밭 위에 별들은 무더기 무더기로 내리고

아까부터 귀를 열어 기다리는 갸웃한 목덜미

빈 함지 이고 터덜터덜 돌아오는 어머니 마중 간다.
2 Comments
구름산방 2011.08.21 14:36  
이렇게 애잔토록 아름다운 시를 소개할까 합니다.
아름다운 시란 문장이 아름답고 형태가 아름다운 게 아닙니다.
간결한 상황묘사와 이미지의 응결 속에 은은한 메시지가 비쳐나야 하는 겁니다.
시에서는 마구 가슴이 뛴다거나 울음을 터져나오게 해서는 결코 안되는 거니까요.
슬픔도 빚어내면 아름다움으로 승화하고 눈물도 다독이면 진주로 꿰여지기 때문입니다.
서문인감독 2013.04.09 21:05  
머물다 떠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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