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짝/공석진詩

홈 > 시 사랑 > 추천시
추천시
 
여러분의 애송시로 꾸미는 공간입니다.

등짝/공석진詩

박상도 0 2838
등짝 / 공석진

 

웬지 불안하여
등을 보이고 싶지 않아
엉거주춤 뒷걸음으로 걸어
시야에서 멀어질 때쯤
어깨를 누르는 자켓을 벗는다

구부정한 등짝은 삶의 질곡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내 손으로 탯줄을 자르듯
홀로
우울한 때를 민다

창문 밖 환한 햇살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이태리타올을 손에 끼고
등짝에 두껍게 쌓인
쓸쓸함을 밀어주려
고개를 기웃거린다

 

秋岩 詩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