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 공석진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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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 공석진詩

박상도 0 5479
등대 / 공석진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바보처럼 당신을 기다립니다
휑한 바람으로 가버린 당신
 
당신이 돌아올 그날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밤을 꼬박 새우는 등대가 되어
오시는 길 훤히 비출터이니
념두에 두시어 정녕 생각이 나시거든
눈물이 비처럼 쏟아 내는 
긴 한숨이라도 들려주시어요
 
거친 파도로 아프게 다가오기까지
숙명처럼 그저 멍하니
죽도록 기다리는 망부석으로
잠시 멍투성이 흉한 얼굴 감추며
멀리서 지켜보며 눈물을 훔치더라도
주저치 않고 당신에게 달려가겠습니다
 
지독한 고독이 내던져진 바다엔
아무 일 없듯이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또 해가 뜨고 해가 지고
 
오, 사랑이여 내 사랑이여
다시 만날 그 날에
아프지 않을 사랑을 꿈꾸며
점점 커져만 가는 그리움이 
당신의 품안에서 장렬히 산화할 때까지
고독한 섬 등대가 되어
오늘도 하염없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秋岩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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