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의 순간 - 210 (검은 시)
시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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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0 18:34
(제가 본 가장 독특한 시집이라 소개해 봅니다.
작가명도 특이하게 210 인데요, '검은 시'라는 시집에서 뽑았습니다.
욕설이 포함된 시까지 있고요, 그나마 이 시는 순한 편에 속합니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인생은 하나의 광기에 지나지 않았건만
마음껏 광기를 터뜨려 본 적도 없었다.
그러할지라도 모든 삶은 광기인 것이
온순한 순응의 삶조차도 미친 짓일 뿐.
태양을 보면 태양처럼 작열하고 싶었고
별을 보면 별처럼 신비롭고 싶었건만
그 모두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끝났을 뿐.
낯설고 거친 저잣거리에 버려진 고아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세상에 홀로 내쳐져
이리저리 채이다가 얼떨결에 늙고 병들 뿐.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죽어가는 나 자신과
또 그렇게 죽어갔을 무수한 무명들에 대한
느닷없는 연민에 휩쓸려서 비틀대던 길 -
밤하늘의 모든 별을 눈물로 적신 그때가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
작가명도 특이하게 210 인데요, '검은 시'라는 시집에서 뽑았습니다.
욕설이 포함된 시까지 있고요, 그나마 이 시는 순한 편에 속합니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인생은 하나의 광기에 지나지 않았건만
마음껏 광기를 터뜨려 본 적도 없었다.
그러할지라도 모든 삶은 광기인 것이
온순한 순응의 삶조차도 미친 짓일 뿐.
태양을 보면 태양처럼 작열하고 싶었고
별을 보면 별처럼 신비롭고 싶었건만
그 모두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끝났을 뿐.
낯설고 거친 저잣거리에 버려진 고아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세상에 홀로 내쳐져
이리저리 채이다가 얼떨결에 늙고 병들 뿐.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죽어가는 나 자신과
또 그렇게 죽어갔을 무수한 무명들에 대한
느닷없는 연민에 휩쓸려서 비틀대던 길 -
밤하늘의 모든 별을 눈물로 적신 그때가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