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을 위하여 / 김승기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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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을 위하여 / 김승기詩人

석당 0 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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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우리밀을 위하여




청밀 잎을 밟으며
겨울을 따뜻이 보내던
어린 시절
있었는데,
초여름 밀꽃이 피면
그 자리에 그렇게 피우는 거라고
무심코 지냈던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밀 없어진지 오래인 지금
잃어버린 역사 되찾으려는
우리밀 살리자 애쓰는 사람들 보며
아득히 향수에 젖는
나는 누구인가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
손수 갈아 만드시던 밀국수 대신
지금은 대중음식점에서 아무렇잖게
방부제 섞인 수입밀 칼국수를
값비싸게 눈물 찔끔찔끔 바쳐 가며
별식인 양 훌훌훌 들이키고 있는
너는 누구인가

이제는 우리가 손을 모을 때
발 벗고 나서서
우리밀 되찾아야 할 때
자꾸만 수수방관하는 우리는
누구인가

순이야 영이야
윤이야 석이야
우리 함께
묵정밭을 갈지 않으련
다시 청밀 잎을 밟아 보지 않으련
가시 덩굴에 얼굴 긁히고 피 흘려도
자식에게 들려줄 하얀 밀꽃의
아름다운 동화
우리밀을 위하여





※ 밀 : 벼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농가에서 밭에 재배하는 식용작물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모여난다. 잎은 어긋나는데 잎몸과 엽초 사이에는 얇은 흰 막이 있어 줄기를 감싼다. 5월에 줄기 끝에 꽃이삭(호영)이 달리며 연한 황색의 꽃이 피고, 6월에 열매가 익는다. 한방에서 열매를「소맥(小麥)」이라 하고, 밀을 가루로 내어 여뀌, 도꼬마리, 산구채(山韭菜 = 산부추, 참산부추, 두메부추) 등을 넣고 발효시킨 것을「신국(神麴)」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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