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꽃 / 김승기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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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꽃 / 김승기詩人

석당 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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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자귀나무 꽃




  피리를 분다 한여름 매미소리 피리를 분다 잠든 세상을 깨운다 마음을 깨운다 장쾌한 음악에 취해 부채춤을 춘다 빙빙빙 돌아가는 춤사위에 땅이 돈다 하늘이 돌고 우주가 돈다 돌아라 돌아라 둥그렇게 돌아라 대지를 감싸 안고 하늘을 감싸 안고 커다랗게 돌아라 너도 돌고 나도 돌고 돌아서 한 몸이 되어라 한 몸이 되어 액운을 씻어라 이제껏 제대로 찾지 못하고 바로 세우지 못한 오욕의 세월, 지금도 어둔 하늘 아래서 고달프게 지내 온 슬픈 우리의 역사, 이 땅의 모든 액운을 씻어라 구천을 떠도는 혼령이여 이제는 돌아가거라 돌아가 안식하거라 이루거라 영화롭던 貊朝鮮의 꿈, 꿈을 이루거라 미움을 끌어안아 사랑으로 이루거라 빙빙빙 돌아라 너울거리는 부채자락에 하늘이 녹고 우주가 녹아든다 마침내 새가 된다 땅과 하늘을 잇는 새가 된다 구름도 풀어놓고 바람도 풀어놓는 새가 된다 따가운 햇볕 흘러내리는 땀이야 아랑곳 있으랴 한여름 매미소리 피리를 불고 장쾌한 음악에 취해 부채춤을 춘다 액막이 씻김굿을 한다 지노귀굿을 한다.




※ 자귀나무 : 콩과의 낙엽성 활엽 소교목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 자생한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며 껍질눈이 많다. 잎은 어긋나는데 2회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좌우가 같지 않은 긴 타원형으로 잎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이 낮에는 펴져 있다가 밤에는 오므라들어 접혀져 잎과 잎끼리 서로 붙는다. 6~7월에 가지 끝 또는 잎겨드랑이에서 꽃송이가 나와 윗부분은 붉은색이고 아랫부분은 흰색인 수술이 술처럼 모여 부채 모양으로 생긴 꽃이 피고, 9~10월에 납작한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합환피(合歡皮)」라 하여 나무껍질을 약재로 쓴다. 밤이 되면 마주 보는 잎이 두 장씩 포개져 마치 잠을 자는 것 같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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