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풀을 보면서 / 김승기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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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풀을 보면서 / 김승기 詩人

석당 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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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돼지풀을 보면서




어쩌다 이국 하늘 낯선 땅에
씨를 떨구어
시궁창 쓰레기장
썩어버린 흙 위에서
빛깔 좋은 꽃 피우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수려강산 훼집는다고
온갖 손가락질을 한 몸에 받고 있느냐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
산야에 널브러진 쓰레기 덤
푸르게 수놓아
좋은 꽃 피우려는 가상스런 몸짓에도
그저 물 건너온 죄 하나로
언제나 이방인

갈수록 멸시 당한다 말도 못하고
우직하게 꽃만 피우는
너를 보면서
한 때는 무턱대고 미워하기만 한 내가
자꾸 부끄러운 생각이 드는 것이
어쩌면 너를 닮는 건 아닐까
문득문득 놀라곤 한다





※ 돼지풀 :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아메리카 원산인 귀화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길가 또는 빈터에 자생한다. 전체에 솜털이 많고, 잎은 마주나거나 어긋나는데 깃꼴겹잎으로 쑥잎과 같은 모양이다. 8~9월에 연한 황록색의 꽃이 피는데 통꽃으로 된 단성화로서 수꽃은 가지 끝에 이삭 모양으로 피고 암꽃은 수꽃 밑의 겨드랑이에 붙는다. 9~10월에 열매가 좁은 타원형으로 익는다. 대개 퇴비용으로 쓰이며, 꽃가루가 호흡기 질병 또는 눈병 등의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쓸모없는 잡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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