都心에서 핀 / 김승기 詩人
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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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4 09:36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都心에서 핀 산수유
버짐 먹은 겨울의
각질이 비듬으로 부서지는 봄날
교차로의 사거리 화단 모퉁이에서
산수유 피다
철쭉은 아직 삭정이로 잠들어 있고
소나무와 진달래는 언제 꿈에서 보았던가
기억이 아득하다
그릇된 인간의 욕심으로
매연이 숨을 막는 아스팔트 길
회색 콘크리트 빌딩 숲에서
잎보다 꽃을 먼저 피워야 하는 몸
도화지에 그려진 노란색 크레용 밑그림처럼
초라하다
남들 시선 아랑곳없이
꽃 피우는 일밖에 모르는 미련
나를 닮은 건 아닐까
눈으로 들어온 순간
꽃잎마다 바늘침 되어 온몸을 찔러대더니
그날 밤 열병을 앓아야 했다
꽃 지고 잎 틔울 때까지 봄날을 내내
몸살을 앓아야 했다
※ 산수유나무 : 층층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소교목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낮은 산에 자생하고, 인가 부근에서는 재배하며, 공원에 조경수로 식재한다. 나무껍질은 갈색이며 비늘조각처럼 벗겨지고, 잎은 마주나는데 계란형으로 끝이 길게 뾰족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3~4월에 노란색의 꽃이 잎보다 먼저 피고, 8~10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데 광택이 나며, 맛이 시기도 하고 떫기도 하다. 열매를 식용하고 음료용으로 쓰며, 한방에서「산수유(山茱萸)」라 하여 열매의 과육(果肉)을 약재로 쓴다. 공해가 심한 도심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