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을 보면 / 김승기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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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을 보면 / 김승기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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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붓꽃을 보면




조그만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면 안다
여린 붓끝으로도
커다랗게 하늘을 열고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쓰고 있는지
메말라 가는 세상살이
그래도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거라고
하늘 향해 토해내는 절규
바람이 불거나 눈 내리고 비가 와도
결코 멈출 수 없는 일
아무리 짧은 생을 살아야 하는 몸일지라도
이제까지 달려온 길 되돌아보면서
잠시 한 번쯤 숨 고르며 멈추어 서야
앞으로 가야할 길 눈에 보이고
다시 지친 몸에 힘을 넣어줄 수 있는 거라고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텅 비어버린 속마저 무너져 내려
시커멓게 시들고 마는 몸일망정 아끼고 사랑하며
오늘도 여린 붓끝으로
왜 그렇게 하늘 가득히 그리고 있는지
조금만 마음을 열면 보인다





※ 붓꽃 :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에 자생한다. 둥근 뿌리줄기는 길고 옆으로 뻗으며, 수염뿌리가 빽빽하게 나 있다.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창 모양으로 줄기에 두 줄로 붙는다. 5~6월에 보라색의 꽃이 피는데 바깥꽃잎의 안쪽에 노란색 바탕에 검은 자주색의 그물무늬가 있고, 안쪽꽃잎은 곧게 선다. 암술은 깊게 3갈래로 갈라지고, 꽃잎 모양이며, 노란 수술이 그 뒤에 숨겨져 있다. 7~8월에 세모진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끝이 갈라지면서 밤색의 씨들이 나온다. 한방에서 뿌리를「마린근(馬藺根)」이라 하고, 꽃을「마린화(馬藺花)」라 하며, 종자(씨)를「마린자(馬藺子)」라 하여 약재로 쓴다. 꽃봉오리의 모양이 붓과 닮아서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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