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앓는 복사나무 / 김승기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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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앓는 복사나무 / 김승기 詩人

석당 0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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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겨울을 앓는 복사나무




창 밖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가을이 지나도록 잎을 떨구지 못하는
복사나무 한 그루 서 있다

건강한 나무는
그 잎이 떠날 때를 미리 알아
단풍 곱게 들이며 하늘 수놓고는
아름다운 낙엽으로 내려앉는다는데,

지난 봄 화사하게 꽃을 피우고
무성한 잎과 탐스런 열매로
한여름 시원하게 해 주던
저 복사나무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공중에서 푸른 잎 그대로 바싹 마른 채
바람 섞어치는 눈비 맞아가며
저토록 가지를 붙잡고 놓을 줄 모를까

사람의 일도 그러한 게야
겉으로는 웃음 지으며 건장해 보여도
자신도 모르는 깊은 병을 속으로 만들며
얼마나 많은 애증의 세월을 살아낼까

오는 봄에도 다시 꽃 피울 수 있을까
독감으로 멍드는 계절,
야트막한 언덕 위에
겨울을 아파하는 복사나무 서 있다





※ 복사나무 : 장미과의 낙엽성 활엽 소교목이다. 4~5월에 연한 홍색의 꽃이 잎보다 먼저 피고, 8~9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노란색 또는 붉은색으로 익는다. 학명상으로 복사나무는 페르시아를 통해 유럽에 소개되어 페르시아 원산지로 등록되었으나, 원래 복사나무의 원산지는 우리나라 지리산이다. 처음 역사상에 나타난 기록상으로 볼 때, 중국 화북성에서 처음 발견되어 식물학계에 원산지가 중국으로 정정되고, 이 나무가 실크로드를 통해 페르시아로, 다시 유럽으로 전파된 것으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 우리나라 지리산에서 자생지가 확인됨에 따라 세계 학계에 주목을 받았으나, 아직 정립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열매를「복숭아」라 하여 식용하고, 한방에서「도인(桃仁)」이라 하여 종자(씨)와 가지를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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