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양귀비 / 김승기 詩人

홈 > 시 사랑 > 추천시
추천시
 
여러분의 애송시로 꾸미는 공간입니다.

두메양귀비 / 김승기 詩人

석당 0 1667

127C87114CFA36090DAE8F_wNZ3bkFwJaGr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두메양귀비




다시 볼 수는 있을까
너를 보겠다는 성급한 마음에서 저지른 뜀박질
한 순간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어이없게도 허리가 잘리고 말았구나
막혀버린 血脈
마비된 팔다리
奇經八脈이 모두 끊어진
성치 못한 몸뚱이로는,
사진으로만 어루만지며 그리워할 뿐
네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구나
언제쯤 얼굴 볼 수 있을까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얼굴
잠에 들면 꿈이라도 꾸어질까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살아서 만날 수는 있을까
그리움으로 못이 박힌 가슴 너무 아파
이제는 눈물도 나오지 않는구나
너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득한 절망의 세월
몸부림으로 지새우는 밤
속절없이 시간만 흐르네

지금도 속초 청호동의 아바이 마을에는
함경도에서 피난 내려온 실향민 이산가족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한을 삭이며
늙은 가슴 가슴마다 두메양귀비를 피우고 있다





※ 두메양귀비 : 양귀비과의 두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백두산을 비롯한 함경남북도의 백두대간 높은 산 고원지(高原地)에 자생하는 고산식물이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나는데 긴 계란형으로 잎자루가 길고, 1~3회 깃꼴로 갈라진다. 6~8월에 노란색 또는 녹황색의 꽃이 피는데 뿌리잎 사이에서 모여 나온 꽃줄기 끝에 한 송이씩 달린다. 10월에 계란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남한의 강원도 백두대간에서도 가끔 발견되며, 관상용으로 심고, 요즘은 식물원에서도 볼 수 있다. 양귀비와 비슷하지만 키가 작다. 흰색의 꽃이 피는 것을「흰두메양귀비」라고 한다.







16685E104CFA36D014DC20_S4XKVSPIV


0 Comments
제목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