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비추 / 김승기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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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비추 / 김승기 詩人

석당 0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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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좀비비추




쉽게 써버린 사랑
지워진 자리
그 흔적
손때묻은 얼룩으로 남아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얼핏얼핏 담에 결린 듯
가슴 아파 오고 腰痛으로 번져
눈물까지 핑 도는데,
그 사랑 꽃 피울 수 있을까
거미줄보다 가늘면서도 동아줄마냥 끈질긴 것이
정이라는데,
아스팔트 길 모퉁이
벽돌 담장 틈바구니
아파트 베란다 모서리 콘크리트 틈서리에서
오랜 가뭄에도 아랑곳없이
꽃 피우는 너를 보듯
그 사랑 꽃 피울 수 있을까

다시 배우는 뒤늦은 사랑법,
깨끗하게 지워지지도 않는
얼룩진 종이 위에
사랑한다는 말
한 줄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점만 찍고,
또 찍고





※ 좀비비추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남의 산지에 자생한다. 땅속줄기는 짧고, 끈 모양의 수염뿌리는 모여난다. 잎은 뿌리에서 나오는데 계란형 또는 넓은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길다. 7~8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종 모양으로 피는데 꽃줄기는 곧게 서고, 꽃잎 안쪽에 짙은 자주색의 맥이 선명하게 있다. 9~10월에 긴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어린순은 식용하고, 한방에서「옥잠화(玉簪花)」라 하여 뿌리와 잎과 꽃을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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