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9 / 양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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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9 / 양전형

밤바다 0 1683
연서 9

동쪽으로 머리 눕혀 잤다
그대가 동쪽에 있는 까닭에
더 가까이서 생각하려 그렇게 잤다
그리고 생각이 능금처럼 익어갔는데
다급한 아침까치 소리에 눈 떠 보니
어이된 일인가 발이 동쪽으로 가 있다
아, 나도 몰래
밤새워 그대 찾아 갔었나 보다
까치가 내 마음 헤아려 
드디어 아침 해가 나온다는 소식이었나 보다
오늘따라 떠오르는 햇덩이가 눈부시고 뜨겁다
동쪽으로 몰려간 내 모든 게 그러했다
한데, 그대여!
서서히 생겨가는
이 땅의 그림자는 다 내 것인 걸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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