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꽃비가 내리네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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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꽃비가 내리네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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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꽃비가 내리네

                                  詩 / 이채

1
꽃비 올 때마다 철부지로 돌아가네
무지개로 색칠한 가방을 메고
대롱대롱 매달린 빗방울 꽃 꺾어
집으로 오던 길
저만치 엄마의 초록빛 우산이 보이네

꽃비 올 때마다 철이 들어가네
나무의 키가 크듯
생각의 키가 크고
나도 이만큼 크고
꽃가슴 엄마는 자꾸만 늙어 가네

2
친구야
나보다 키가 커서 멀리 보는 친구야
이해의 손으로 미움을 쓰다듬던
흰구름처럼 손이 참 고운 친구야
산으로 들로
촉촉이 나를 적시며
너는 꽃비로 내리는 그리움이란다

한동안 만날 수 없어도
우정의 옹달샘에선 물소리가 들리지
옛 동산에 피어나는 웃음꽃 한다발
생각나니? 풀 먹인 하얀 칼라
푸른 교정 그리고 그늘의 벤치와 소녀들
그날의 그 시간으로
오늘은 널 닮은 꽃비가 내린단다
 
3
하늘빛 우산을 쓰고
비 오는 거리를 걷다 보면
물빛으로 일렁이는 일곱 빛깔의 소망
메마른 하루하루의 삶에
기쁨이 꽃 피는 뜰 하나 선물하네

빗줄기 젖은 붓으로
파스텔톤 물감이 그려내는 수채화
오늘의 밭에 한 포기 꿈잎이 돋아나고
가만가만 꿈나무가 들려주는 속삭임
분홍빛 가슴으로 꽃비 내리는 나의 호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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