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 김승기 詩人
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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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6 07:37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석 류
저 핏물 떨어지는 것 좀 보아
얼마나 쥐물어뜯었길래
그 고운 입술에서
저토록 핏물을 폭폭 쏟고 있을까
하늘이 무슨 죄 있다고,
성근 가지 안쓰러워서
잎 틔우고 꽃 피우게 해준 것을
하늘사랑 독차지 못했다고
그렇게 물어뜯고 말다니,
어루만질 게 어디 너 하나뿐이랴
그렇다고 하늘이 뜯길 줄 알았더냐
네 입술만 상하고 말지
거 봐라
하늘은 저렇게 꿈적 않고
오히려 네게 미소를 보이고 있잖니
다들 풍성한 열매를 키웠다고
감사하는 얼굴인데
유독 너만 왜 그리 앙탈을 부렸더냐
햇살 쏟아지는 시퍼런 대낮에
머리 풀어헤치고 이빨 드러내면서
뚝뚝 흘리는 핏물
징그럽다
※ 석류나무 : 석류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소교목으로 유럽 동남부와 희말리아 서남아시아 원산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남에서 재식한다. 가지에 털이 없고, 짧은 가지 끝은 가시로 되어 있다. 잎은 마주나는데 긴 타원형으로 양 끝이 좁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5~6월에 붉은색의 꽃이 가지 끝에서 피고, 9~10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노란색 또는 붉은 노란색으로 익는데 다육질로 껍질이 불규칙하게 터지고, 안에 많은 씨가 들어있다. 열매를 음료로 식용하고, 한방에서「석류피(石榴皮)」라 하여 열매 껍질을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