廢寸行 - 신경림
유용선
1
2569
2004.01.15 01:19
廢寸行
신경림
떨어져나간 대문짝
안마당에 복사꽃이 빨갛다
가마솥이 그냥 걸려 있다
벌겋게 녹이 슬었다
잡초가 우거진 부엌바닥
아무렇게나 버려진 가계부엔
콩나물값과 친정 어미한테 쓰다 만
편지
빈집 서넛 더 더듬다가
폐광을 올라가는 길에서 한 늙은이 만나
동무들 소식 물으니
서울 내 사는 데서 멀지 않은
산동네 이름 두어 곳을 댄다.
신경림
떨어져나간 대문짝
안마당에 복사꽃이 빨갛다
가마솥이 그냥 걸려 있다
벌겋게 녹이 슬었다
잡초가 우거진 부엌바닥
아무렇게나 버려진 가계부엔
콩나물값과 친정 어미한테 쓰다 만
편지
빈집 서넛 더 더듬다가
폐광을 올라가는 길에서 한 늙은이 만나
동무들 소식 물으니
서울 내 사는 데서 멀지 않은
산동네 이름 두어 곳을 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