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풀아, 계룡산의 큰산꼬리풀아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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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풀아, 계룡산의 큰산꼬리풀아 / 김승기 시인

석당 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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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꼬리풀아, 계룡산의 큰산꼬리풀아


큰산꼬리풀아
내 그럴 줄 알았지
봄부터 지금까지 사흘이 멀다 하고
그렇게도 비가 질척거리더라니
매미는 또 얼마나 몸서리치게 울었는데,
걱정 없을 수 있으랴

모두 녹아 버린 게야
농부들까지 여기저기서 울상인 걸 보면
토봉 양봉은 애시당초 글렀지
이맘때면 매년 무리 지어 흔들던 청보라
멀뚱하게 가녀린 몸으로
숲이 깊은 산에선들
어떻게 꼬리를 치켜세울 수 있었으랴
두터운 불심으로 합장하고 섰어도
남매탑의 넋인들
어찌 지켜 줄 수 있었으랴

큰산꼬리풀아
숨차도록 먼 길을 왔는데
얼굴 볼 수 없으니,
무엇으로 山香을 묻혀 갈 수 있으랴
계룡산 향내를 그리워하는 이 많으니
뿌리만은 꼭 갈무리해 다오

             2003년 10월 14일,
             계룡산의 남매탑에서
             매년 무리 지어 피던 큰산꼬리풀을 그리며.





※ 큰산꼬리풀 :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지리산 이북의 산지에 자생한다.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마주나는데 긴 타원형 또는 피침형으로 끝이 길게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7~9월에 청자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촘촘하게 피고, 10월에 동글동글한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세엽파파납(細葉婆婆納)」이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꿀이 많아 밀원용으로 좋은 풀인데,「냉초」와 혼동하기 쉬우며, 대개는 산이 깊은 지역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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