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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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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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강아지풀


정말 흔들렸을까
가냘픈 모가지에 수백 사랑의 씨를 달고
힘겨워 잠시 비틀리며
툭 건드린 것뿐인데
하늘이
땅이
얼마나 흔들렸을까
가슴 뿌리까지 떨려오네
여름 내내 하늘에서 꿈꾸는
별빛이 내려와
이슬이 내려와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가꾸어 온 사랑
단단하게 맺혀진 열매를
무슨 바람 들었다고
한 순간 비틀거림으로 흔들릴 수 있을까
나뭇잎 떨구려고 밤새 수선 피우던
빗소리에 멍든 산천이
이 고요한 가을 아침
떠오르는 햇덩이를
착시 현상으로 눈 깜박했을 뿐
쿵, 가슴에 내려앉는 낙엽 하나에도
놀라서 머리 치켜올리는 강아지풀을
그렇게 몰아세우지 말게나





※ 강아지풀 : 벼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빈터, 길가, 논두렁, 밭두렁, 들에 흔하게 자생한다. 7~9월에 황록색의 꽃이 피는데 줄기 끝에 원통형의 꽃이삭으로 달린다. 한방에서「구미초(狗尾草)」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꽃이삭이 자주색인「자주강아지풀」과 황금색인「금강아지풀」이 있고, 바닷가의 풀밭에서 자라는「갯강아지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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