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꽃아재비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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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아재비 / 김승기 시인

석당 0 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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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별꽃아재비


어느 누가 꽃이 아니라 하더이까?
흙먼지 풀풀 일어나는 길모퉁이에서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길고 긴 여름을 뜨겁게 피워냈는데,
설핏 지나치는 눈길로는
섣불리 그런 말 못하지요

어느 누가 별이 아니라 하더이까?
지리한 장마철,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여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해서 느끼지 못하는
좁은 가슴으로는
함부로 그런 말 못하지요

이제 여름 끝나고
맑은 하늘이 푸르게 높아져 찬바람 부는데,
그곳의 하늘은 어떻는가요?

여름 내내 쌓아올린 정,
무슨 말을 어떻게 하오리까

저기 저곳 어디쯤에서 찬연히 빛나고 있겠지
내 안으로 화안히 안기어 오는 저 빛이
그대의 반짝이는 눈물이겠지

지상에 묶인 몸으로는
그저 말없이 쳐다볼 수밖에는
그 빛 아름으로 품어
저려오는 가슴으로 느끼는 수밖에는


               서기 2004년 9월 30일,
               이 세상의 소풍을 끝내고 生의 문을 닫은 故 仙江 朴永信 동인의
               영전에 이 詩를 바칩니다.





※ 별꽃아재비 :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논밭둑, 길가, 빈터, 들에 흔하게 자생한다. 줄기 윗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잎은 마주나는데 계란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가 있다. 6~10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꽃이 피는데, 바깥의 설상화는 흰색이고, 가운데의 통꽃인 관상화와 꽃술은 노란색이다. 7월부터 갓털씨가 달린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열대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식물체가 연약하다. 석죽과의「별꽃」무리와 닮은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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