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지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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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 김승기 시인

석당 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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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얼레지


길고 긴 겨울을 뚫어내느라
여린 숨결이 얼마나 상했을까

그렇게도 얄상한 목숨줄기로
뼛속에 옹이 박힌 얼음덩이 어떻게 녹여냈을까

하루를 꽃피우기 위해
땅 밑에서 백일을 꿈꾸었는데
아무렴, 얼음의 벽이 두꺼워도
코끝으로 느끼는 봄내를 막지 못하지

봄꽃들이여
티 없이 노랑웃음 저마다 눈이 부셔도
상처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온통 불그죽죽 피멍든 얼굴이어도
오늘의 기쁨을 준 훈장인 걸
무엇이 부끄러울 수 있으랴

이제 봄바람 불었으니
씨를 맺는 작업은 나중의 일
따스한 햇살 받으며 활짝 웃어야지

천진스럽게 웃고 있는
홍보라
그 맑은 웃음이 황홀하다.






※ 얼레지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며,「가재무릇」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각처의 비교적 높은 산속 기름진 땅에서 무리를 지어 자생한다. 흰색의 비늘줄기는 긴 계란형이고, 잎은 보통 두 장으로 비늘줄기에서 나와 꽃줄기 밑에 붙는다. 잎자루는 길어서 땅에 묻히고, 잎몸만 땅 위에 있으며, 잎몸은 긴 타원형 또는 좁은 계란형으로 황록색을 띠는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암자색의 얼룩무늬가 있거나 없다. 3~5월에 홍자색 또는 자주색의 꽃이 밑을 보고 피는데, 꽃의 안쪽과 꽃술 기부(基部)에 짙은 검은 자주색의 W자 무늬가 있다. 꽃이 피면 꽃잎이 뒤로 말리고, 밤이 되면 꽃잎이 오므라든다. 7~8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3줄로 골이 패인다. 비늘줄기에서 녹말을 뽑아 식용하고, 봄에 돋는 잎을 우려내어 나물로 먹으며, 한방에서「차전엽산자고(車前葉山慈菇)」라 하여 비늘줄기를 약재로 쓴다. 흰색의 꽃이 피는 것을「흰얼레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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