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덩굴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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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덩굴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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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댕댕이덩굴


군것질 과자가 귀했던
어린 시절의 고향

가을걷이 끝난 들녘
논둑 밭둑 쑤시면서
입가에 흙칠하며 까먹던
댕댕이덩굴 뿌리줄기
검정콩처럼 송글송글 맺힌
먹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던 추억
가슴속 진한 먹물로 묻어 있는데,

병든 몸으로 찾은 땅
어머니 품이어야 할 고향은
보이지 않고
댕댕이덩굴 자라던 논밭둑엔
낯선 집들만 가득가득
질시와 비웃음의 눈초리
굳은 팔다리 쿡쿡 쑤시네

옛 동무하던 댕댕이덩굴
어디로 갔는가
추수 끝난 하늘 낙엽 뒹구는데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마음 떠난 몸뚱이
언제까지 있어야 할까

떠나야지
눈 내리기 전에 아픈 몸 끌고라도 떠나야지
어디든 댕댕이덩굴 찾으면
거기서 인연 쌓아 다시 정 붙여야지





※ 댕댕이덩굴 : 새모래덩굴(방기)과의 낙엽성 활엽 만경목(덩굴나무)으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황해도 이남의 산기슭 양지 또는 논둑이나 밭둑과 인가 부근의 숲 가장자리나 돌담 사이에 흔히 자생한다. 줄기와 잎에 털이 있으며, 잎은 어긋나는데 계란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3갈래로 얕게 갈라지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암수딴그루로서 5~8월에 황백색의 작은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피고, 10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벽자색(璧紫色) 또는 푸른빛이 도는 검은색으로 익는다. 열매 및 뿌리줄기를 접착제의 원료로 쓰고, 줄기는 물건을 묶거나 또는 바구니 재료 등으로 쓰며, 한방에서 뿌리줄기를「목방기(木防己)」라 하여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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