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삭줄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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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삭줄 / 김승기 시인

석당 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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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마삭줄


병원을 나서는 길
꽃가게를 지나다
화분 위에 올려진 마삭줄 보았네

둘러쳐진 철사 그물망
조그만 울타리 안에서도
바람개비 돌리며 하얀 웃음 날리네

어쩌다 올려졌을까
여기저기 줄기 감아올리며
남쪽의 산기슭 휘젓고 있을 몸이거늘

온실에서 피웠을 게야
지금쯤 부스스 겨울잠 깨어
꽃눈 살펴야 할 때 철없는 웃음꽃이라니,

얼마나 구박이 심했을까
북쪽까지 실려와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때 이른 꽃 피우며
비좁은 구덩이에 뿌리를 박아야 하다니

나도 너와 무에 다르랴
이 산 저 들판 꽃향내 가득해도
겨우 바람에 묻어오는 향내나 맡을 뿐

마비된 팔다리
눈까지 가물가물
가까이할 수도 없는 것을

어디고 오가지 못하는
병에 물린 몸뚱이
빈 가슴 찬바람만 스미네





※ 마삭줄 : 협죽도(마삭나무)과의 상록성 활엽 만경목(덩굴나무)으로 우리나라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부지방 다도해의 섬과 해안의 들과 산기슭에 자생한다. 부착근(공기뿌리)으로 바위나 나무에 기어오르며, 가지는 적갈색으로 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는데 계란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양 끝이 뾰족하고, 두꺼운 가죽질로 광택이 난다. 5~6월에 바람개비 모양의 꽃이 피는데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황색으로 변하고, 8~9월에 2개의 기다란 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평행으로 벌어지면서 갈색으로 익는데 열매가 익으면 2개로 쪼개지면서 털이 달린 씨앗이 나와 바람을 타고 퍼진다. 꽃은 향기가 강하여 울타리에 관상용으로 심고, 한방에서 줄기를「낙석등(絡石藤)」이라 하고, 열매를「낙석과(絡石果)」라 하여 약재로 쓴다.「백화등(白花藤)」과 아주 비슷하지만 줄기와 잎과 꽃 등 식물 전체가「백화등(白花藤)」보다 소형이다. 잎의 뒷면에 털이 빽빽하게 나있는 것을「털마삭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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