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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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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09 05:46
가지 / 김승기 시인
 글쓴이 : 석당
조회 : 1,359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가 지


깊어진 가을
식탁에 오른 가지나물
맛을 잃었다

몇 안 되는 채소가 전부인
산촌의 살림살이
여름 동안 맛깔스런 찬거리였는데
늙으면 맛도 없어지나 보다

찬바람 따라 씨앗 갈무리 끝났건만,
주책없이 꽃 피어
된서리 아랑곳없는 열매
주렁주렁
먹자니 입이 싫다 하고
버리자니 죄 받을까 아까워
성가시다

지천명에 이른 나이
내게선 어떤 맛이 나올까

이제야 살아내는 맛
조금은 알 것 같은 중년
한 쪽에선 아직 젊다 하고
다른 쪽에선 퇴물이라 하는데,
사고로 병까지 얻은 몸뚱이
늙어버린 가지처럼 맛이나 있을까

한 번의 젓가락질을 끝으로
맛없다고 밀쳐내는 가지나물 보며,
세상살이의 식탁에서
나도 외면당하는
천덕꾸러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
입맛이 씁쓰레하다





※ 가지 : 가지과의 한해살이풀로 인도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우리나라 전국 각처의 농가에서 밭작물로 재배한다. 전체에 회색 별 모양의 털이 빽빽하게 나있으며, 잎은 어긋나는데 둥근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길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면서 약간의 물결 모양을 이룬다. 6~9월에 자주색의 꽃이 피는데 꽃밥은 노란색이고, 7월부터 긴 원기둥 모양의 열매가 검은 자주색으로 익는다. 우리의 중요한 열매채소의 하나로 식용하며, 한방에서 뿌리를「가근(茄根)」이라 하고, 꽃을「가화(茄花)」라 하며, 꽃꼭지를「가체(茄蒂)」하고, 열매를「가자(茄子)」라 하여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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