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붓꽃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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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붓꽃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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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각시붓꽃


제 가슴팍에
화선지를 펼쳐놓았으니
그대여
사랑의 노래를 적어 주세요
붓은 제가 드릴 테니
그대는 먹물을 준비하세요
소금기 배어든 땀방울 떨어져 얼룩지고
아픈 눈물 젖어 구겨진다 해도
지워지지 않는 진한 먹물
꾹꾹 눌러 새겨 주세요
맑은 바람 빨려들고
푸른 하늘 녹아드는
사랑의 샘
깊은 우물을 만들어 주세요
나비 날아와 춤추고
새들 가지에 앉아 노래하는
꽃나무도 그려 주세요
폭폭 터지는 향기
그대의 가슴에 안겨 드릴게요
몇 백년 몇 천년 흘러 흘러
화선지 누렇게 바래져도
샘물 마르지 않고
향기 그치지 않는
감정가를 매길 수도 없는
진품 명품 만들어 주세요
여기 붓 한 자루 있어요
아침마다 푸르게 깨어나는 산빛
닮은 노루의 눈망울 같은
제 가슴 속
그 심연의 화선지 위에
그대여
사랑의 그림을 그려 주세요





※ 각시붓꽃 :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애기붓꽃」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에 자생한다. 뿌리줄기와 수염뿌리가 발달하고, 꽃줄기는 포엽(苞葉) 위로 솟는다. 잎은 칼 모양으로 꽃보다 길게 자라면서 약간 휘어지고, 뒷면은 분백색을 띤다. 4~5월에 보라색의 꽃이 꽃줄기 끝에 한 송이씩 피고, 6~7월에 6갈래로 골이 패여 있는 계란형 또는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 뿌리를「마린근(馬藺根)」이라 하고, 꽃을「마린화(馬藺花)」라 하며, 종자(씨)를「마린자(馬藺子)」라 하여 약재로 쓴다. 키는 작지만 꽃이 대단히 화려하게 피는 풀로서 새싹이 나오면서 동시에 꽃이 피고, 꽃이 필 때의 잎은 꽃줄기와 길이가 거의 같거나 크지만, 꽃이 지면서 더 길게 자라며, 가장자리에 잔돌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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