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살아가다가 / 공석진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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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살아가다가 / 공석진詩

박상도 0 2468
살다가 살아가다가 / 공석진詩

 

살다가 살아가다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부고도 전할 수 없는
인적 드문 섬으로 가서

살면서 미안한 사람
살면서 고마운 사람에게
유서처럼
시 한 편 씩 남겨둘 것이다

지인들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존재하도록
아무도 모르게
일생을 마감하면서

혹여
나를 찾는 이 있다면
무심했던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는 진필을
축하 받으려

조의대신
풍란 한 점 부탁하는
메모 한 장
남겨 놓을 것이다

살다가
살아가다가

 

秋岩 공석진 시인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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