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뿌리풀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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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뿌리풀 / 김승기 시인

석당 0 2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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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피뿌리풀


무슨 서러움을 온몸 칭칭 감았느냐
쏘아보는 눈동자 핏발이 섰구나

아무리 피 맺힌 사연인들
풀지 못할 것 무엇이냐

지금은 새파란 하늘이지만
서쪽 바다에 뜨는 노을이
너보다는 붉을 것이네

힘들게 사는 목숨
어디 너뿐이겠느냐

이생에서의 그림자를
내생으로 옮기지 말게나

윤회하는 세상
꽃으로 피기가 쉬운 일이더냐
너무 많은 피를 뿌리지 말게나

고요의 침대 위에
마음을 뉘이게나

바람으로 햇빛으로
이불이 되어주마

너의 떨치지 못하는 분노
그 아픈 사랑도
한낱 구름으로 지나는 그림자 아니겠느냐





※ 피뿌리풀 : 팥꽃나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한국 특산식물로 우리나라 제주도 한라산 동쪽 지역의 오름과 황해도 이북지방 들의 풀밭에 자생한다. 뿌리는 굵고 선홍색으로 독성이 강하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는데 피침형으로 다닥다닥 달리고 잎자루가 없으며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5~7월에 홍색의 꽃이 줄기 끝에 모여 피고, 7~9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꽃받침 안에 싸여있다. 한방에서「낭독(狼毒)」이라 하여 뿌리를 약재로 쓴다. 뿌리의 색깔이 혈액의 빛깔과 같아 이름이 붙여졌으며, 제주도 오름의 말 방목이 없어짐으로서 키 큰 식물들의 자생지 침범으로 말미암아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멸종위기 2급 식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희귀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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