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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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리 / 김승기 시인

석당 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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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고마리


그대는 보았는가
가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은인성자를

늘 젖어있는 곳으로 몸을 낮추고
청정한 물가만 골라
이상향을 꿈꾸는
가을의 젊은 성자를 보았는가

진창 굴헝에서 쓰러지고 뒹굴어져도
흙 하나 묻히지 않고
가시 세우며 다시 일어서서
오직 한 곳을 바라보는,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다부진 얼굴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는,
하찮은 세상일에는 무심한 듯한,
하얗고 붉은 미소

어디를 응시하고 있는가
비바람불고 천둥소리 요란한 세상
피 흘리며 쓰러지는 것들
아픈 상처 지혈시켜 주던
맑은 눈빛

그러나 보았는가
깊은 가을하늘 속을 걸어가고 있는
피멍든 눈동자를





※ 고마리 : 여뀌(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로「고만이」라고도 부른다. 반덩굴성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이나 산골짜기의 개울가에 무리지어 자생한다. 줄기는 모가 지고 갈고리 모양의 억센 가시털이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붙는다. 잎은 어긋나는데 창 모양의 삼각형으로 잎자루에 날개가 있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자잘한 톱니가 약하게 있다. 8~9월에 연분홍 또는 흰색의 꽃이 가지 끝에 10여 송이가 둥글게 뭉쳐 피고, 10~11월에 세모진 계란형의 열매가 황갈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고교맥(苦蕎麥)」이라 하여 종자(씨)를 약재로 쓴다. 꽃이 지고 맺는 열매의 종자(씨)로도 번식을 하지만 땅속 뿌리에서 피는 폐쇄화로도 번식을 하는 특이한 식물이며, 개울물을 맑게 정화시켜주는 고마운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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